April2013

독후감 – 김미경의 아트 스피치

어릴 적 유치원 시절에 웅변학원을 다닌 적이 있었다.

그 때에는 원고를 외우고 그것을 혼자 서서 발표하는 방식으로 웅변 연습을 했는데, 그 시절 원고내용을 생각해 보면 참으로 나이에 맞지 않는 반공과 같은 내용 그리고 연설 방식은 마치 북한처럼 “이 연사 굳게 굳게 외칩니다.~” 하고 두 팔을 번쩍 드는… 참으로 민망하기 짝이 없는 방식이었다.

어렸을 적에도 이런 방식이 얼마나 마음에 안들었는지, 원고를 외워서 앞에서 발표하는 짓은 앞으로 하지 말아야겠다…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 대학생이 되고 직장인이 되고 점차 앞에서 PT를 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지면서,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PT와 만족스럽지 않은 PT를 혼자 돌아보게 되었고 만족스러운 PT의 공통점은, 흐름을 달달 외울 정도로 열심히 준비를 하였을 경우라는 점이다.

반면 대충 어떻게 되겠지… 라고 생각하며 준비한 PT가 만족스러울 확률은 그리 높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이런 상황에 맞닥트리게 되자 예전 어릴 적 원고를 달달 외워서 발표했던 웅변학원이 생각났다.

“거의 외울정도로 준비를 해야 만족스러운 PT결과가 나온다면… 최종적으로는 외우는 것이 정답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고민을 가끔씩 하던 중, 김미경의 아트 스피치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많은 강사들이, 그리고 교회의 목사님. 성당의 신부님들이 연설 혹은 설교를 할 때 원고를 작성하는 것은 많이 접했지만, 하나의 원고를 작성하기 위해 그토록 많은 노력을 하고 나름대로의 룰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이었으며, 반면 그 사실은 나의 원고(혹은 문구) 작성 방식에는 내 나름대로의 룰이 전혀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김미경의 아트 스피치 책을 읽으면서 분량을 위해 말을 길게 늘어뜨렸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고 쓸데없는(?) 부분에서 자기자랑(?) 하는 내용이 너무 많아 읽기가 불편한 부분이 꽤 많았다.

그러나, 최고의 강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찾는 모습이. 그리고 하나의 스피치를 위해 청중을 분석하고, 에피소드를 만들고, 문구에 논리를 그려넣는 모습에 개인적으로 많은 도전을 받았고, 스피치를 너무 쉽게만 생각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나름의 반성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개인적인 스피치 성향이라는 것이 있기에, 저자의 모든 방식과 패턴을 내가 그대로 복사할 수는 없겠으나, 책을 읽으며 “나도 이 부분은 정말 배워야겠다..” 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정리해 보았다.

  • “말을 잘하면 사기꾼.” 이라는 인식을 깨자.
  • 에피소드를 이야기 할 때에는 경계를 두지 말자.
    (ex. 지금부터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주겠습니다.)
  • 스피치는 기술이 아니라 내용이다.
  • 스피커는 자기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 전달자다.
    (너무 자기말만 하지 말자)
  • 청중은 스피치의 내용이 아니라 스피커의 표정, 손동작, 억양에 더 신경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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